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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UISE D1 Ljubljana, Slovenia

Cruise D1 Ljubljana

10:31 AM

바쁘다. 글을 쓸 시간이 없다. 좀 전에 류블랴나 시내 투어를 마쳤다. 영상을 못 찍어서 아쉽지만 영상은 그냥 크루즈에서만 찍으려고 한다. 어제 맥주랑 데킬라 먹고 완전 뻗어서 잤다. 오랜만에 완전 뻗어서 잤다. 핸드폰 충전하려고 충전기 꺼내놨는데 충전하기도 전에 잠들었다 ㅋㅋㅋㅋ

호텔 조식이 정말 맛있었다. 진짜 내가 먹어본 조식 중에 거의 최고였다. 막 완전 고급 음식이어서 그랬다기보다 맛 없는 음식이 없었달까? 그냥 평범했는데 조식 메뉴로 딱이었다. 엄마도 엄청 맛있다고 하셨다. 요리사분들도 다 서서 입출구에서 계속 인사해주셨다!

별 거 없어 보이지만 메뉴 생각보다 완전 많았고 진짜 시간이 없어서 못 먹었지, 완전 맛있었다! 역시 평범한게 최고인가?

Triple Bridge, Ljubljana, Slovenia

내 눈엔 이 빨간 성당이 너무 예쁘다. 색깔도 진짜 예쁘다. 디어 마이 프렌즈라는 드라마에서 아주 중요한 장면에 나왔던 건물이라고 한다. 근데 난 티비를 거의 안 봐서 이런거에 대한 감흥은 거의 없는 것 같다.

Ljubljanica, Ljubljana, Slovenia

이건 내가 진짜 진짜 좋아하는 울 엄마 사진 ㅋㅋㅋㅋㅋㅋㅋ 꼬리 터치 너무 웃겨🤣 아 진짜 볼때마다 웃겨…

인간에게 불을 준 죄로 갉아먹힌 프로메테우스의 동상. 제우스가 노하여서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먹히게 했다고 한다.


10:48 AM

슬로베니아의 수도인 류블랴나 시내 관광을 마치고 이탈리아 트리에스테로 출발. 우리의 크루즈가 시작되는 곳. 출발하기 전에 잠깐 짬나서 호텔 바로 앞에 있는 H&M에서 겉옷 하나 삼. 너무 추워서.. 자라, 스와로브스키, 록시땅 등도 바로 앞에 있었다. 그냥 길만 건너면 다 모여있음... 뭔가 한국에도 있는 걸 외국에서 보니까 반갑다. 비가 새벽에만 잠깐 오고 오늘 아침에 그쳐서 날씨도 완전 좋다! 이제 해 완전 쨍쨍하게 뜸. 아 크루즈 15살 때 카리브해 크루즈 한 번 가 보고 안 가봤는데 완전 기대된다..! 그때 너무 너무 재밌고 좋았어서 더 기대되는 것 같다. 10년 후인 25살이 된 나의 크루즈 여행은 과연 얼마나 재밌을까?


1:10 PM

크루즈 탑승 전 배 앞에서 한 컷

<의> 델리지오사호(Costa Deliziosa)의 발코니 전망 객실(캐빈)과 화장실이다. 크루즈 선사 중에 Costa Cruise가 제일 유명하고 큰데, 그 중에서 동부 지중해 크루즈 배 중에 이 델리지오사호가 가장 크다고 한다. 동부 지중해(아드리아해)는 서부 지중해에 비해 되게 좁아서 서부만큼의 큰 배는 지나다닐 수 없다. 지도를 보면 되게 좁고 세로로 길게 생겼다. 그래서 서부 Costa 배는 동부의 2배 크기이다. 그리고 이 배는 서부의 새로 지은 배에 비해 많이 오래된 배라서 나름 세월감이 있다고 한다. 그래도 동부와 서부는 기항지가 완전 다르고 직원분들도 완전 달라서 어디가 더 좋다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트리에스테에 무사히 도착했고 Boarding Pass 도 보여주고 크루즈 배 승선 완료했다. 지금은 탑승 첫 날에 무조건 들어야 하는 선내 안전교육 중이다.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다같이 구명조끼 입고 모여서 가만히 안내 방송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다. 내가 지금 이걸 쓰고 있는 이유는 똑같은 내용을 여러 나라 말로 반복해서 말해줘서 영어는 이미 끝났으므로 나는 딴짓? 중이다 ㅋ. 근데 나 사이렌 소리랑 마이크 소리, 안내 방송 소리 같은거 정말 무서워하는데 최대한 아닌 척 하고 있다. 옛날에 비해서는 완전 많이 나아진듯..? 과연 이번 여행이 극복의 계기가 될 지..?

안전 교육 받으러 가는 모습


5:54 PM

조금 늦은 일몰 사진과 야경을 혼신의 힘을 다해 찍었고 별 사진까지 찍었다. 삼각대가 있어서 아이폰의 야간모드를 더 잘 활용할 수 있었다. 저번에 소노펠리체 갔을 때 삼각대를 안 가져간 것이 한이었는데(아직도 한 임) 이번에 가져와서 너무 좋다.

Trieste의 일몰


내 폰이랑 삼각대로는 일몰 영상 촬영 중이고, 엄마가 나를 몇 장 찍어주셨다! 이 정도면 거의 내 사진으로 도배인가?!


배가 Trieste 항구를 떠나는 모습

아래 사진에도 자세히 보면 별 있음. 진짜 자세히 보면 별자리도 보이는 것 같은데?! 가로 세로 각각 삼등분씩 했을 때 맨 왼쪽 맨 아래를 (0,0)이라고 할 때 (2,2) 부분에! 완전 신기하다. 근데 배가 움직여서, 그리고 불빛 때문에 별을 찍기 어렵지만 그래도 찍히긴 찍혔으니까 너무 아쉬워하지 않기로 했다.

한 번은 별 찍으러 밤 늦게 발코니에 나갔다가 (3일차 쯤) 너무 망망대해라서, 그리고 불빛 하나 없이 완전 어두운, 진짜 암흑같은 밤이어서 진짜 진짜 무서웠다. 와.. 나 진짜 그렇게 무서웠던 점은 진짜 오랜만인데… 정말 아예 아무것도 안 보인다. 방에서 자기 전에 불 끄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됨. 진짜 온 세상이 아예 검은 색. 바다도 안 보임. 발코니로 나갔던 그 몇 초의 순간이 진짜 어찌나 무섭던지… 그 이후로 저녁에는 발코니에 절대 안 나갔다 ㅋ 근데 그대신 별 사진을 못 찍었다ㅠㅠ 나 완전 기대했는데ㅠㅠ 사실 별 찍으려고 삼각대 가져간거였는데... 깜깜한 만큼 찍었으면 엄청 잘 나왔을텐데 그게 좀 많이 아쉽다..ㅠㅠ


9:05 PM

저녁으로 첫 정찬을 먹고 객실에 들어왔다. 생각보다 엄청 맛있었다. 근데 역시 고기랑 디저트가 제일 맛있었다 ㅋㅋ 와인도 2잔 마셨는데 산미가 적고 달지 않아서 나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밥을 먹고 선내 투어를 잠깐 했다. 근데 크루즈는 역시 밤이 찐인가 보다. 음악이 나오면서 사람들이 다 춤추고 난리가 났다. 흥이 없는 내가 다 신날 정도였다. 어제 많이 못 자긴 했지만 하나도 안 피곤하다. 이게 바로 젊음의 힘인가?! 그리고 나 강원도 고성에 갔다온 이후로 야경이랑 별 사진에 눈을 뜬 것 같다. 풍경 사진도..! 뭔가 여행에 대한 나의 태도를 크게 바꾼 일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오늘 하루 종일 느낀 건데 외국 사람들이 처음 보는 나한테 반갑게 인사해 주는 게 너무 좋고 고맙다.

First Courses

Main Courses A

Main Courses B

Desserts

음식들이 정말 예쁘게 정성스럽게 나온다. 사진 찍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나때문에 계속 기다릴 순 없기에 빨리 찍어야 한다. 원래 음식 사진을 찍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거의 처음 찍어보는 것 같은데 이번 기회에 연습 많이 해야지. 나도 사진 더 잘 찍고 싶다. 음식들의 맛은 대체로 괜찮은데 솔직히 한국 음식이 더 맛있다 ㅋㅋ 근데 너무 정성스럽게 예쁘게 나오니까 맛이 별로더라도 용서가 된다.

내일부터 진짜 크루즈 여행이 시작된다. 오늘은 맛보기. 어떤 예쁜 풍경들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어떤 신나는 일들이 일어날까.

여행을 하면서, 굉장히 소극적이었던 내가 조금씩 적극적으로 변하는게 느껴진다. 소리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것도, 행동적인 측면에서도.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영감도 받아서 벌써 노트 만들어서 적어놨다. 앞으로 더 발전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빨리 일하고 싶다. 사람들이 왜 여행을 하는 지 알겠다. 그동안은 몰랐었다. 귀찮다고 생각했고, 굳이 왜 가냐고, 갈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이제 이런 생각 다 취소!

그리고 11월에 오길 너무 잘했다. 유럽의 밤을 볼 수 있어서. 또 깨달은 건 내가 감수성이 아예 없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 그냥 느낄 기회가 없었던 것. 요즘에는 과거의 공부에만 매몰되었던 때에서 조금씩 벗어나면서 나의 새로운 점에 대해서도 많이 알아가고 있고 세상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삶의 만족도가 과거에 비해 훨씬 높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가 후회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지금이 더 좋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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