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waii Family Trip 🏝️

2025.02.11 - 025.02.19

가장 최근에 갔던 가족여행은 2019년 초, 수능 끝난 이후였다. 무려 10년 만의 가족 여행이었고 괌(Guam)에 갔었다. 굉장히 기쁘고 즐겁게 다녀온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각자 바빠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가족 여행을 못 가다가, 2025년도 2월에 다시 가족 여행의 기회가 찾아왔다. 원래는 푸꾸옥에 가려고 했었다. 아빠가 가고 싶어 하셨다. 그런데 나는 가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 "만약 푸꾸옥 갈 거면 난 그냥 여행 안 갈래." 푸꾸옥이 싫어서가 아니다. 그냥 왠지 안 끌렸다. 그러던 중 갑자기 아빠가 "그럼 너 하와이 갈래?"라고 하셨다. 사실 우린 하와이로 가족여행을 이미 한 번 다녀왔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기억도 잘 나지 않을 때. 근데 이것 하나만은 명확했다. 난 하와이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바로 가고 싶다고 대답했다. 알고 보니 마침 하와이에서 학회가 열려서 이 기회에 가족 다 같이 다녀오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나는 너무 좋았다. 엄마랑 쌍둥이 오빠도 동의했다. 어릴 적 하와이에 갔을 때는 2007년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무려 약 18년 만에 모두 성인이 되어 하와이로 가족 여행을 다시 가게 되었다.

아, 가족 여행의 명확한 계기가 있다. 2025년 2월 11일~19일은 우리 모두에게 매우 시기적절했다. 아빠는 학회, 엄마는 재취업, 오빠는 군대 제대, 나는 계절학기가 끝난 개강 전의 겨울방학. 이때 이후로는 또 한동안 가족여행을 못 갈 수도 있다. 각자의 길이 있으니. 그래서 더 소중한 여행이다.

총평하자면, 그냥 완벽했다. 날씨도, 음식도, 풍경도, 숙소도, 사람들도. 특히 날씨와 음식이 최고였다. 아니다, 이렇게 우선순위를 둘 수 없다. 그냥 모든 것이 최고였다. 날씨부터 말하자면 습하지 않고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맑고 화창한 딱 좋은 여름 날씨. 정말 축복받은 섬이다. 어쩜 그런 환경을 타고났을까. 그리고 우리가 하와이에서 먹었던 모든 음식이 정말 맛있었다. 특히 스테이크를 거의 맨날 먹었는데 질리지도 않았다 ㅋㅋ. 한식당도 좋았고, 멕시코 음식도 맛있었고, 일식 철판구이도 맛있었다. 어릴 적 내가 자주 먹고 좋아하던 Panda Express의 Orange Chicken 마저 예상을 깨지 않고 여전히 맛났다. 그런데 우리가 맛있는 음식점들만 골라서 간 것 같기도 하다. 아빠가 대부분 음식점을 골라주셨는데, 다 평도 꼼꼼히 보시고 선택하신 곳들이라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아빠 최고 👍🏻!

우리는 색다른 경험을 위해 3박은 Sheraton Waikiki Beach Resort에서, 그리고 나머지 4박은 내가 심사숙고해서 고른 Airbnb에서 보냈다. 그래서 총 7박 9일 다녀왔다. 나는 우리 숙소가 좋았던 이유가, 완전 호놀룰루의 중심 시내에 자리 잡고 있어서 모든 것이 다 있었다. 로컬 사람들도 되게 많았다. 그리고 의외로 호텔보다 에어비앤비가 훨씬 좋았다. 옮기길 잘한 것 같다. 게다가 금요일 저녁마다 하는 Hilton 에서의 불꽃놀이도 걸어서 보러 갔다왔다. 예전에 우리가 하와이에 왔을 때는 여기에서 묵었다고 한다. 근데 여기가 그새 많이 변해서 엄마 아빠가 다시 가보시고 크게 실망하셨다. 특히 엄마가 왜 그 많던 플라밍고들이 없어졌냐고 엄청나게 아쉬워하셨다 😂. 그리고 제일 결정적인 이유는, 사람이 정말 너무 많아서 이동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여기로 다시 안 오길 너무잘했다고고 엄마가 특히 말씀하셨다 ㅋㅋ.

나는 미국을 참 좋아한다. 영어도 좋아한다. 그래서 영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DFS 몰에서 나누게 된 한 직원 분과의 이야기도 너무 즐거웠다. 이분은 중국어를 영어보다 잘 하셔서 내가 중국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신 후, 중국어와 영어를 막 섞어서 얘기하셨다. 근데 그게 되게 재밌었다. 내 향수를 사는데 내가 쌍둥이 오빠 있다고 하니까 사은품으로 미니 남자 향수까지 주셨다. 또 다른 매장(Diesel)에서는 점원분과 진짜 많은 얘기를 했다. 사실 난 원래 이 브랜드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알고 보니 요즘 10~20대들 사이에서 매우 핫한 브랜드였다. 반면, 내 쌍둥이 오빠는 이 브랜드를 아주 잘 알고 있었고, 여기에서 무언가를 살 생각이었나보다. 얘는 얘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 남자, 여자 직원분과 즐겁게 대화하며 여러 가지 제품들을 착용해 보았다. 근데 진짜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너무 재밌는 대화였다. 아, 하와이에서 꽤 자주 일어난 일인데, 쇼핑하다 보면 가끔 점원분들이 우리 엄마보고 sister이냐고 물어보신다 ㅋㅋ. 그래서 아니라고, 엄마라고 하면 엄청나게 놀라신다. 난 그런 엄마가 너무 자랑스러웠고, 어딜 가든 자신감이 넘칠 수 있었다.

여행을 끝마치며 너무 아쉬운 마음이 컸다. 아빠는 계속 "딱 이틀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하셨고, 우리도 다 같은 마음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약속했다. 다음에 한 번 더 오기로. 그리고 그때는 나와 내 쌍둥이의 돈으로만 오는 거로. 갑자기 의지가 솟구쳤다. 성공해야겠다는 의지. 그리고 꼭 원하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야망. 하와이 여행은 나에게 쉼, 행복, 사랑 및 즐거움을 가져다주었고 동시에 앞으로 열심히 생활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가져다주었다. 역시 사람은 쉬어야 그다음에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힘이 생기나 보다. 쉬는 것을 무엇보다 어려워하는 나에게 휴식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그런데 이게 머리로 안다고 해서 실행으로 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 잘 안다. 그래서 지금 글을 쓰는 이 시간도, 오늘 하루 난 계속 코딩만 하였고 이 글을 쓰고 나서 또 코딩을 할 것이기에, 스스로 쉬어야 한다는 것을 자각시키려고 한다. 이렇게 계속 의식하고 행동으로 옮기려고 노력하다 보면, 앞으로 더 건강하게 생활하고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또 하나 만들어준 우리 가족들에게 많이 고맙다 🩷. 특히 아빠는 요즘 많이 바쁘신데 완벽한 여행을 위해 여행 계획까지 직접 다 짜 주셨다. 다음번에는 반드시 내가 그 역할 해야지. 더 완벽한 여행으로 꼭 만들고 말 테야!!